김우현 CFO(부사장), "올해 메모리 시장 스마트폰 PC 재고와 보호무역 정책 강화로 불확실성 커져"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재무담당) 부사장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시총 1위인 엔비디아 주가가 장중 2% 가까이 급락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은 9%, 하이닉스의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주가는 4% 떨어졌다.
2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김 CFO는 이날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의 GPU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 수요가 불확실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올해 PC와 스마트폰 OEM의 재고 조정뿐만 아니라 점차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 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밝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김 CFO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강보합으로 마감됐다.
그러나 경쟁업체인 마이크론 주가는 4.02%, ARM은 장중 9% 급락하기도 했지만 매수세가 유입되며 7.43%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나 마이크론 CEO들의 발언이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처럼 SK하이닉스 CFO의 발언이 엔비디아 등 반도체 관련 주가에 영향을 주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메모리 시장은 전통적인 스마트폰, PC, 산업용, 자동차용 메모리 시장과 AI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용 시장이 이분화 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니담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3일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지난해 스마트폰 PC용 메모리 칩 시장은 근본적으로 재고 압력이 심했던 해였다"며 "반면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과 같은 AI용 메모리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