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5.02.07(금)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난해 영업이익 64% 증가…"해외사업 호조"
[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24년 매출 4조 2,599억 원, 영업이익 2,49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4.0% 늘어났다.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견인한 가운데, 미주 지역 매출이 처음으로 중화권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해외 사업 부문은 서구권을 중심으로 성장하며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조 6,78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미주 지역에서 라네즈의 립 트리트먼트 부문 1위 유지와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가 더해져 매출이 83% 급증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는 아마존 ‘블랙 프라이데이 & 사이버 먼데이(BFCM)’ 행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과 중동(EMEA) 시장에서도 영국 ‘Boots’와 ‘ASOS’ 입점으로 판매 채널을 다변화한 라네즈가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코스알엑스의 판매 호조와 맞물려 매출이 3배 확대되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화권과 기타 아시아 지역의 대비가 뚜렷했다. 중국 법인의 채널 구조 조정 영향으로 중화권 매출이 27% 감소했으나, 설화수와 려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제고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일본과 APAC(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설화수, 라네즈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헤라, 에스트라의 신규 브랜드 진출,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로 매출이 33% 증가했다.

국내 사업은 브랜드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로 MBS(멀티 브랜드 스토어) 및 온라인 채널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면세 매출 하락이 지속되며 전년 대비 2.4% 감소한 2조 1,5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은 1.3% 증가했다.

럭셔리 브랜드 부문에서는 설화수가 ‘자음생’ 라인 리뉴얼과 이커머스 협업, 팝업스토어 운영 등으로 자음생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헤라는 리뉴얼된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이 국내 럭셔리 메이크업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입지를 강화했다. 아이오페도 레티놀 전문성 강화 및 ‘슈퍼바이탈 6세대’ 리뉴얼로 연간 매출이 증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는 라네즈가 ‘워터뱅크 크림’ 리뉴얼과 ‘바운시 앤 펌’ 라인 출시, BTS 진과 협업한 ‘크림 스킨’ 캠페인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에스트라는 ‘리제덤365’ 라인을 통해 올리브영 더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유지했다. 마몽드는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가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하며 초저가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데일리 뷰티 브랜드 부문에서는 일리윤이 올리브영 바디 케어 부문 1위, 라보에이치가 올리브영 샴푸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MBS 채널에서 주요 제품이 높은 성과를 냈다.

자회사 실적도 엇갈렸다. 이니스프리는 기능성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으나 채널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에뛰드는 MBS 및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성장했으나 오프라인 구조 조정으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반면, 에스쁘아는 글로우 메이크업 제품군의 경쟁력을 높이며 MBS 채널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헤어 살롱과의 협업 강화로 매출이 늘었으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오설록은 ‘오설록 취향 가든’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을 확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라는 네 가지 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에스트라와 헤라를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존 대형 브랜드인 설화수, 이니스프리, 려 등의 리브랜딩 효과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인도, 중동 등 전략 지역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중국 시장의 구조적 정상화를 진행한다. 또한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 대응 역량을 내재화하고, 틱톡샵과 같은 신규 성장 채널과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다. 그룹은 보유 중인 보통주 300만 주(발행주식 총수 대비 3.13%)를 소각하며, 이는 2월 5일 종가 기준 688억 5천만 원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2월 13일로,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의 일환으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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