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5.02.19(수)
[신형범의 千글자]...스마트폰으로 설경 예쁘게 찍는 법
최근 한 주에 한 번 꼴로 폭설이 내렸습니다. 입춘이 한참 지난 그제도 제법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 내리는 장면이나 눈 온 풍경이 예뻐서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작동 시킵니다. 내가 본 아름다운 광경을 기대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면 대부분 기대만 못해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에 사진하는 지인들이 있다 보니 설경을 찍을 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설경을 예쁘게 찍는 팁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이번 겨울, 눈이 더 올지 모르겠지만 잘 익혀 두면 내년 눈 올 때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처럼 사진이나 카메라 작동법을 잘 모르는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합니다.

눈으로 덮인 새하얀 풍경을 스마트폰으로 그냥 찍으면 대체로 어둡고 탁하게 나옵니다. 이유는 스마트폰 카메라 때문입니다. 빛 반사율이 높은 설경(雪景)은 노출값을 적정 수치보다 낮게 설정해야 하는데 방법은 카메라 앱의 노출 보정기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촬영화면을 터치해 태양 아이콘이 표시되면 ‘화면쓸기’를 이용해 밝기를 변경합니다. EV(노출보정)값을 +1~2로 설정하면 육안으로 보는 설경과 비슷한 밝기로 찍힙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카메라앱을 종료해도 설정값이 유지되기 때문에 설경 외에 다른 걸 찍을 때는 설정값을 다시 돌려놓아야 합니다.

떨어지는 눈송이로 프레임을 가득 채운 사진은 그 자체로 한 장의 그림입니다. 일반 촬영으로는 포착하기 쉽지 않은 눈송이를 생생하게 담고 싶으면 플래시 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카메라 앱에서 플래시를 ‘온’으로 설정하고 촬영하면 플래시 빛을 받은 눈송이가 선명하게 찍힙니다. 인물 촬영에도 활용하면 빛망울처럼 크고 동그란 눈송이 덕에 사진이 더욱 낭만적으로 보입니다.

색 대비를 활용하는 건 전통적이면서 가장 모범적인 방법입니다. 주로 눈을 배경으로 선명한 원색을 찍을 때 사용되는데 프레임 속 색의 가짓수는 적을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설경을 담거나 빨간 우산을 든 사람이 하얀 눈밭 위를 지나가는 모습, 한옥의 단청을 배경으로 삼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 방법의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흑백으로 변환했을 때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는 것입니다.

초광각 망원카메라는 구도를 잡는 데 유리합니다. 넓은 설경이 펼쳐진 장소에서는 촬영화면 아래 0.5x 또는 0.6x로 표시된 초광각 기능을 실행해 광활한 느낌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3x, 5x로 표시된 카메라로 촬영하면 몰입도가 높아 주제를 강조할 때 유리합니다.

시선을 바닥으로 낮춰 피사체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찍는 ‘로 앵글’ 촬영은 독특하고 역동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닥에 쌓인 눈더미에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복잡한 요소들은 사라지고 간결한 구도가 완성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접사 기능을 활용하면 눈의 질감이 생생하게 표현됩니다. 최근 스마트폰은 피사체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인식해 접사모드로 3~5cm까지 근접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편리한 기능들도 사람의 직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능과 연출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하는데 자기들은 전문가니까 그렇지 어디 그게 말처럼 쉽나요? 어쨌든 방법이 아주 어려운 것 같지는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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