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5 08:23  |  오피니언

[신형범의 千글자]...전투기 시대는 갔다?

자료 = 외신 종합
자료 = 외신 종합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만 3년을 넘겼습니다. 이 전쟁은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미래의 새로운 전쟁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끕니다.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전투에서 탱크의 역할이 예전만 못 하다는 것과 전쟁 초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공중전의 개념이 바뀐 것입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은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전투기 개발과 운용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전투기를 통한 제공권 장악 전략이 이번 전쟁을 통해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전투기는 구매와 유지, 조종사 양성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데 비해 방공망과 드론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제공권이 약한 국가들의 강력한 대체품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드론 덕분에 미국 영국 등 서방이 자랑하던 압도적 공군력이 그 의미가 퇴색했습니다.

실제로 미군 5세대 주력 스텔스 전투기 F-35의 평균 가격은 1억7800만 달러(2600억 원), 다른 나라엔 팔지도 않는 F-22랩터는 가격이 3억5천만 달러에 달하고 유지비용도 시간당 8만5천 달러가 넘습니다. 또 이런 첨단 전투기 조종사를 키워내는 데도 최소 500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가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이에 비해 드론 같은 대체품은 성능이나 활용도에 비해 엄청나게 낮은 가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F-35 한 대 비용으로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을 8850대 살 수 있습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무인기 이룽 역시 비슷한 외관의 미국 무인기 MQ-9리퍼 가격의 30분의 1에 불과한 10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는 “F-35는 비싸고 복잡하며 많은 것을 조금씩 할 수는 있지만 어느 것도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는 기계”라며 “아직도 F-35 같은 전투기를 만드는 멍청이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전투기 시대는 끝났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보면 전통적인 전투방식보다 다양한 종류의 특수전과 정보.심리전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21세기 현대전 경험을 축적 중인 나라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북한 세 나라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북한군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독자적으로 전선을 맡는 건 아니지만 러시아와 합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면서 12000명 넘게 파견한 북한은 이번 전쟁을 통해 전투경험과 기술을 현대화하면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반해 한국군은 6.25전쟁 이후 70여년간 대규모 전면전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북한군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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