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에 있는 한 카페입니다. 카페는 원래는 사람들이 만나서 차를 마시거나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장소인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더니 요즘은 정체성이 불분명해졌습니다. 북, 만화, 음악, 보드,게임, 사주 등을 전문으로 하는가 하면 베이커리나 레스토랑과 결합한 카페도 성업 중입니다.
특히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을 다니다 보면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외딴곳에 난데없이 엄청난 규모의 카페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불리한 입지와 막대한 초기 투자비, 운영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이 날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고급스럽습니다.
하지만 사업자에게는 장사가 잘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이 쪽을 아는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운영수익이 아니라 ‘절세’와 ‘투자’를 목적으로 이런 카페를 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자녀에게 토지를 증여하면 세율은 최대 50%입니다. 하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증여할 경우 막대한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억원 토지 증여세는 20억인데 베이커리카페로 넘기면 4억이면 된다는 식입니다. 물론 부모가 베이커리카페 ‘법인’으로 10년 이상 경영 후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고 자녀는 승계 후 5년 동안 사후관리 의무를 지켜야 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또 커피전문점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제과업종은 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이커리카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넓은 부지와 독특한 건축물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투자 측면에서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소비 트렌드도 베이커리카페 성업을 도왔습니다. 외진 곳, 대중교통 접근성이 나쁜 곳이라도 웬만하면 자동차를 갖고 있으니 감성적이고 독특한 카페를 찾아 간다는 것이지요. 또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할 만한 인테리어와 특별한 개성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 충분히 소비할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는 겁니다. 사실은 저도 어제 김포 양곡에 있는 갤러리를 겸한 베이커리카페에 다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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