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건설경영 CEO 과정’ 강연에서 "35∼36년간 국토부 공무원으로 일하며 새집 공급 목표에 중점을 뒀고, 빈집은 정비사업 때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정도였다"며 "그런데 올해부터 각 부처 정책 어젠다로 ‘빈집’이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지역 쇠퇴를 가속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 은행, 빈집 관리업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박 장관은 시대 변화에 맞춰 ‘도심을 도심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곽 신도시 개발보다 도심 주택 공급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도 결국 일본처럼 ‘콤팩트 시티(compact city)’로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도심 재건축을 활성화하고, 높이·용도·밀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콤팩트시티는 분산된 인구를 도시 중심부로 불러 모아 도시 관리 비용을 줄이고, 중심부 활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시 중심부에 주거, 상업, 업무시설을 밀집시켜 고밀·복합개발한다.
그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겠으나, 저는 서울처럼 나지막한 도시가 있을까 생각해본다"며 "도시 밀도를 올려 복합용도로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인구소멸 시대에 당초 그린벨트를 도입한 핵심 취지도 사라지고 있다"며 "녹지와 환경보전 기능은 하고 있지만, 도시 외연 확산을 막기 위해 억지로 ‘벨트’를 만들 필요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생산·소비·투자 구조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돈값(이자)이 굉장히 비싸게 부동산을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원가를 낮추려면 돈값을 낮춰야 한다"며 "오늘날 건설업이 어렵다고 하는 많은 이유가 불안정한 자금 조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생산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투자뿐 아니라 개발까지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리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소유 구조와 관련해선 "지금까지는 개인이 살 집도 없는데 법인이 왜 집을 사느냐고 했지만, 지방에 준공 후 미분양만 1만7천가구"라며 "이런 곳에서 왜 법인이 임대사업을 하면 안 되느냐"고 했다.
부동산 투자 구조에 대해선 "개인이 담보대출을 통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리츠 투자를 통해 운용 수익을 바라보는 ‘미디엄 리스크 미디엄 리턴’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