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나이 먹으면 지혜로워진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120832280535646a9e4dd7f59621120.jpg&nmt=30)
다른 친구가 말합니다. “나이 들수록 지혜로워진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아. 오히려 나이 먹을수록 어리석어지는 것 같아. 편협한 경험에서 생긴 왜곡된 사실과 그에 따른 편견, 그렇게 해서 쌓인 아집과 타인에 대한 몰이해가 합쳐져 나이 들수록 바보가 되는 게 맞아. 그러니 나이 들수록 경계하고 긴장해야 해.”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런 랭어 교수의 유명한 ‘시간 거꾸로 돌리기’라는 실험이 있습니다. 70~80대 노인 8명을 20년 전 환경으로 꾸민 공간에서 생활하게 합니다. 노인들은 마치 20년 전을 사는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일주일을 지냅니다. 그러자 평소 거동이 불편하다며 하지 않던 요리, 설거지, 청소 같은 일들을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스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8명 노인 모두 시력, 청력, 악력, 인지기능 등이 50대 수준으로 향상됐습니다. 심지어 굽었던 허리가 펴진 노인도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젊은 시절의 환경이 노인들로 하여금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고 이런 젊은 생각이 신체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예일대학교 베카 레비 교수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나이듦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7.5년 더 오래 산다는 것과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인식할수록 몸도 빨리 노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결국 마음이 젊어야 몸도 덜 늙는다는 겁니다.
노화를 피할 순 없지만 어떻게 늙어갈지는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젊게 유지하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며 취미를 배우고 도전적인 활동을 즐기면 확실히 몸과 정신이 활기를 띠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노화를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움입니다. 패션, 외국어, IT 등 단순히 여가활동을 넘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과정은 두뇌를 활성화시키고 신체건강을 유지시켜 줍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뜻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70세에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며 인생을 즐기고 어떤 사람은 50세에도 스스로를 늙었다고 여기며 세월에 끌려 다닙니다. 나이를 결정짓는 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느냐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선택이 진짜 나이를 결정합니다.
성숙하고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해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금이라도 덜 어리석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마음을 젊게 유지하고 배움을 이어가는 것, 이 두 가지가 최선의 방법입니다. 또 나이 들어감에 따라 삶의 단계마다 존재하는 기회와 위험을 알고 그것을 미래를 위해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성숙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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