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170847470142546a9e4dd7f18396251173.jpg&nmt=30)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대화하는 인공지능 로봇 ‘사만다’를 알게 됩니다. 진짜 사람인 아내(캐서린)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 주는 사만다에게 위로 받고 행복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사만다와 점점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에게 ‘가짜 감정’으로 연애편지를 쓰던 테오도르가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는 ‘진짜 감정’을 알게 되는 흥미로운 설정인데 요즘 AI의 발전을 보면 상상이 아니라 곧 현실에서 벌어질 것 같은 상황입니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사랑, 그리고 결혼생활에 대해 환상 같은 걸 갖고 있다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커집니다.
사진은 내가 다녔던 직장의 후배 결혼식 장면입니다. 예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신부가 부케를 던지고 친구가 받는, 결혼식장의 흔한 순서입니다. 결혼에 대해서는 순도 100%의 덕담이 관례지만 현실적인 얘기도 참고가 될 것 같아 보태려 합니다.
결혼을 흔히 사랑의 결실 혹은 완성이라고 하는데 진짜 그렇게만 알면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혼은 사랑을 완성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는 다짐이라고 보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더 많이, 더 오래 사랑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의 완성’이라고 정의내리면 결혼하고 나서는 더 이상 사랑할 일이 없습니다. 우정으로, 동지애로, 심지어 전우애로 산다는 부부도 봤는데 그러면 ‘사랑’한테 좀 미안하지 않나요?
전통적인 개념으로 보면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유일한 가족이 바로 부부입니다. 부부는 생물학적으로 연계가 조금도 없는 가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관계가 매우 위태롭기도 합니다. 관계를 잘 꾸려가려면 남자든 여자든 이 관계를 서로 잘 지속해야 합니다. 친구가 되거나 동지가 되거나 그럴 수도 있습니다. 우정을 쌓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게 결혼의 출발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부관계는 늘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매력적인 이성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고 애를 써야 한다는 게 내가 후배에게 하는 덕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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