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유홍준의 글쓰기 팁 15가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180940370544746a9e4dd7f210178104190.jpg&nmt=30)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주로 쓰는 글에선 AI의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아 보입니다. 나는 세상의 지식을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내 이야기’를 쓰기 때문입니다. 글쓰기가 직업인 사람도 있지만 내 입장에선 그냥 삶의 영역입니다. 그런 점에선 어떤 글을 쓰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자기이해가 앞서야 하고 자기를 이해하려면 자기 삶에 대해 써봐야 합니다. AI는 내 안에 뭐가 있는지 모릅니다.
명지대 유홍준 석좌교수의 최근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를 읽다가 “豊而不餘一言 約而不失一辭(풍부하되 한 마디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으되 한 마디 놓친 게 없다)”라는 구절을 읽고 크게 공감했습니다. 당송팔대가 중 한 명인 한유(韓愈)가 ‘양양 우적 상공께 올리는 편지’에서 인용한 문장인데 ‘충실한 내용에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하지만 빠뜨린 게 없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AI가 과연 이런 말맛을 알 수 있을까요?
이번 책을 유홍준 스스로는 ‘잡문집’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글 쓰는 데 도움이 되는 팁 15가지를 부록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구체적인 독자를 상정하라’ ‘아는 것, 하고 싶은 말을 쓰지 말고 들려주고 싶은 것,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써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잘난 척하지 마라. 작가는 사라지고 글이 남아야 한다’ ‘비판은 문학적 수사를 동원하라’ ‘형용사 부사 대신 은유나 비유로 표현하라’ ‘문장의 리듬을 생각하며 윤문하라’ 같은 지침은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당장 실천해보고 싶은 조언입니다.
나한테는 글쓰기가 업(業)의 영역이 아니라 삶의 영역이라고 했지만 글쓰기로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진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계속 쓰면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꾸준히 쓰면 댓글이 달리고 독자가 생기고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의 시작이 ‘용기’라면 마지막은 ‘지속하기’입니다. ‘용기’와 ‘지속하기’를 연결하는 게 있다면 ‘다시’ 정도. 몇 번이고 ‘다시’ 글을 쓰면 됩니다. 내가 내가 될 때가지, 다른 이의 삶을 이해할 때까지. 사람이 제일 관심을 많이 갖는 건 역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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