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9 08:47  |  오피니언

[신형범의 千글자]...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신형범의 千글자]...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은 낮에 토막잠을 자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실은 불면증 때문에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쪽잠으로 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한 것이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적국의 수장인 히틀러도 불면증 환자였습니다. 수면무호흡증까지 있어 산소탱크를 늘 곁에 두었습니다. 전쟁 후반 자멸을 재촉한 것은 불면증으로 인한 인지장애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불면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옛날부터 갖가지 방법을 써 왔습니다. 서양의 전통적인 방법인 양의 숫자를 세는 것부터 시작해 알코올이나 아편에 의존하기도 하고 풍수지리와 수맥을 이용해 침대의 방향을 정하거나 침구와 매트리스를 정돈하는 것까지 별의별 방법들이 동원됐습니다.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얼마 전, 한국인 수면의 질이 세계 57개국 중 거의 꼴찌수준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27분으로 조사 국 중 네 번째로 적었고 스스로 ‘수면의 질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17%로 홍콩(44%) 일본(42%)은 물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46%)보다 낮았습니다. 참고로 조사국 전체 평균은 67%였습니다.

이케아는 수면의 질, 수면시간, 수면에 걸리는 시간 등 5개 항목을 바탕으로 수면지수를 산출했는데 1위는 중국, 2위 인도네시아였으며 한국은 50위에 머물렀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수면지수 상위 10위에 포함된 나라는 그리스와 에스토니아 둘 뿐이었고 영국 캐나다 호주 미국 노르웨이는 수면지수가 한국보다 낮은 건 의외였습니다.

잠을 잘 못 자면 우울증, 비만, 치매 등을 악화시키고 인지장애, 주의력 결핍 등을 일으켜 각종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 근육을 잘 만들지 못해 노인 건강에도 큰 위협이 됩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평일이든 휴일이든 매일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인간의 뇌에는 생체시계가 있어서 아침에 햇빛 자극을 받는 시간에 따라 일정 시간 깨어나 활동하다가 15~16시간 후에는 저절로 졸리게 된다는 겁니다.

수면은 ‘시간의 과학’입니다. 아침에 일정 시간에 일어나 오전에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계란 두부 같은 단백질 음식을 먹고 낮에는 햇볕을 쬐며 걷고 밤에는 활동을 줄여 빛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합니다. 역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 모든 것의 기본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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