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염소가 황사의 원인이라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250908220791146a9e4dd7f119192143195.jpg&nmt=30)
캐시미어 스웨터 한 벌 만드는데 염소 5마리 정도의 털이 필요하고 코트는 무려 30~40마리가 필요합니다. 캐시미어 제품이 비싼 이유가 납득이 됩니다. 그래서 캐시미어 제품이라고 광고하는 웬만한 의류는 캐시미어 함유량이 고작 10% 정도이고 100% 캐시미어 코트는 천만 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캐시미어의 90%가 네이멍구과 몽골에서 생산됩니다. 캐시미어 염소가 돈이 되니까 너도나도 사육에 나서 지난 10년간 몽골에서만 사육 두수가 무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어떤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염소는 먹성도 대단한데 풀보다는 나뭇잎을 즐겨 먹고 심지어 나무뿌리까지 먹어 치웁니다. 황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사막화의 주범이 뜻밖에도 염소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어떤 전문가는 ‘황사는 캐시미어 염소의 저주’라는 주장까지 할 정도입니다.
황사의 주 원인인 사막화가 염소 때문이라고 밝혀냈지만 사막화의 진짜 원인은 염소만의 잘못이겠습니까. 그렇게 따지면 캐시미어를 탐하는 인간의 욕심과 허영이 자연재해의 보복으로 돌아온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합니다.
연구를 종합하면 사막화를 만드는 주범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됩니다. 몽골의 경우 국토 면적의 75%가 이미 사막화됐는데 과도한 목축업과 대규모 광산개발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3대 원인으로 꼽힙니다. 그 결과 산림면적이 국토 전체의 8%로 쪼그라들었고 호수와 연못, 강, 개천 등은 수천 개가 사라졌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현재는 황사를 막기 위해 사막을 조금이라도 푸르게 만들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연의 저주 앞에 인간의 노력은 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1960년대에 비해 현재 황사 발생빈도가 세 배나 될 정도로 사막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맞닥뜨린 심각한 현실은 대륙을 지나 바다를 건너오는 황사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정국의 혼란과 편을 가른 증오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데 앞날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땅에 청명한 봄날은 언제나 오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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