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량 시나리오에서 (A) 2001년-2010년 평균 대비 2080년-2100년 평균 대기-해양 이산화탄소 플럭스(CO₂ flux)의 공간적 분포, (b) 전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시계열, (C) 2001년-2010년 평균 대비 북대서양 대기-해양 이산화탄소 플럭스(CO₂ flux)의 시계열 [서울대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1409334101553d2326fc69c1451642.jpg&nmt=30)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와 이희지 박사과정, 신예철 연구교수 연구팀은 지구 시스템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북대서양에서는 점진적인 기후 변화가 진행될 경우 일정 임계점을 넘어선 뒤 탄소 흡수 능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CO₂ 흡수 구멍(CO₂ uptake hole)”이라 정의했다. 이는 해양이 대기 중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더 이상 지속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탄소 저장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연구는 전 지구적인 해양 순환 변화뿐만 아니라 지역적인 해양 순환의 급격한 변화가 해양 탄소 흡수의 한계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북대서양은 표층의 용존무기탄소(DIC)를 심층으로 이동시키는 강한 혼합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이 혼합층의 두께는 점차 줄어들고, 결국 특정 시점 이후에는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표층의 DIC가 심층으로 격리되지 못하고 표층에 고립되어 축적되며, 해양의 이산화탄소 분압(pCO₂)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북대서양의 탄소 흡수 능력 한계를 의미한다.
특히 연구팀은 서로 다른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서도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CO₂ 흡수 구멍” 현상이 특정 임계값을 초과할 때 공통적으로 발생한다고 규명했다. 이 현상은 혼합층 두께, 용존무기탄소(DIC),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 등 중요한 변수들이 일정 값을 넘어서면 나타난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는 북대서양의 탄소 흡수 변화가 특정 변수들을 통해 예측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희지 박사과정생은 “바다는 전 지구적인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해왔지만,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그 역할이 갑작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며, “지역별 탄소순환 매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국종성 교수는 “지구는 기후 변화가 점진적으로 일어나더라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며,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질수록 급격한 기후변화의 위험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 "급격한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globalu@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