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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3 15:38  |  국내대학

이화여대 안영호 교수팀 "히알루론산, 미용 넘어 폐암 전이 열쇠로"

이화여대 의학과 안영호 교수 [이화여대 제공]
이화여대 의학과 안영호 교수 [이화여대 제공]
[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과 안영호 교수 연구팀이 미용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히알루론산이 폐암 전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암세포 이동 억제에 효과적인 약물 후보도 찾아내 암 치료 가능성에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 조직인 ‘히알루론산 네트워크’가 폐암의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 네트워크가 암세포의 이동성과 침습성을 높이는 경로로 작용하며, 특정 유전자인 ‘ZEB1’이 이를 조절하는 핵심 기전이라는 점이 실험을 통해 드러났다. ZEB1 유전자는 암세포가 더 활동적인 형태로 변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연구팀은 특히 ZEB1이 히알루론산 네트워크 구성 단백질인 ITIH2의 생성을 증가시켜 암세포 주변에 실 모양의 케이블 구조를 형성하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구조는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경로를 제공한다. 반면 ITIH2의 기능을 차단하면 암세포의 전이 능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딥러닝 기반 분석을 통해 담낭 기능 검사에 사용되던 신칼라이드(Sincalide)라는 약물이 ITIH2 단백질과 결합해 암세포 이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투여 결과, 암세포 전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안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 주변 미세환경에 주목해 히알루론산 네트워크를 조절함으로써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사례”라고 설명하며,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서의 치료 응용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및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이화여대 연구팀을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디어젠, 국립암센터, 이대목동병원,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 등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도 소개됐다.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globalu@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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